"과학문화교육"

2008-05-26 (Vol 5, No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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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소리

대안학교 교사가 '스승의 날' 에 보낸 편지

교수님!

여전히 건강하시고 또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계시지요? 직접 찾아뵙고 인사드리지 못해서 송구합니다. 교수님 ... 이렇게 몇자 올립니다.

시어른들과 함께 살면서 아랫사람들이 자신의 근황을 어른들께 상세히 아뢰는 것이 중요하구나..하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미리미리 아뢰고 또 하는 일 설명해 드릴 때 이해도 구할 수 있고 또 대견해 하시며 기뻐하시는 모습 뵐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께도 그래야하는데...하는 맘에 그냥 고개가 떨구어집니다. 소식 들은지도 한참인데... 한 번 찾아뵈야지 하는데,그 한 번 찾아뵙기가 생각처럼 쉽지가 않아 또 죄송하고, 그저 열심히 소식전해주는 ...동기에게 고마운 마음 전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시교육청 대안교육종합센터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작은 규모의 부설형태의 시설이고 30명 규모의 위탁형 대안학교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위탁형 대안학교는 학교 중퇴 위기의 부적응 학생을 대상으로 합니다. 큰규모의 공교육의 구조로는 가정이나 사회에서 상처받고 개성이 강한 학생들이 함께 성장해가기가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가족이나 학교에서 관계가 깨져있는 학생들이 대부분으로 같은 상황의 아이들끼리 더 부정적인 에너지를 키워가기 일상이죠.

이 아이들이 학교를 나가면 사회에서 더 상처받고 그러다보면 '000'같은 유형의 사람으로 커갈 수 있어 사회전체적으로 어렵고 위험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좀 더 소규모 개별적인 케어 및 교육의 관점으로 위탁형 대안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벌써 6년째인데 그 결과가 성공적이어 이제는 00,00,00 등 다른 시도교육청에서도 00시교육청의 모델을 카피하고 있습니다. 00시만 한 해 학교를 그만두는 학생들이 2천명을 훌쩍 넘는다고 합니다. 그나마 저의 학교를 포함한 18개위탁형 대안학교에서 5-600명 정도를 수용합니다. 그래도 아직은 턱없이 부족하죠.

일각에서 이런 작은 대안학교가 많이 생기는 것이 마치 공교육의 실패를 자인하는 형상이라 더 생기면 안된다는 주장을 펼치곤 하지요.
--- 하지만 저는 위탁형 대안학교를 그런 시각이 아니라 다양한 아이들의 다양한 요구를 지금의 공교육 형태가 다 소화해 낼 수 없는 현실의 한계를 인정하고 작고 다양한 학교로 교육의 수요자를 충족시키는 시각으로 봐 주셨으면 합니다.

위탁형 대안학교는 대개 학교가 2-30명 규모가 많고, 학급당 10명 내외가 많습니다. 늘 대규모 3-400명 학년에, 1000명이 넘는 전교생, 3-40명의 학급에서 '군중속의 고독?'을 경험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상실해 가던 아이들이 여기 작은 학교에서는 살아나기 시작합니다.

이미 가정이 심각하게 깨져있고 어떤 경로로든 마음의 상처가 큰 아이들이라 그것의 표출이 겉으로 거칠기도하고 예의없어 보이기도 하고 때론 너무 무기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서서히 그것을 넘어 아이들이 살아나기 시작합니다. 물론 이곳 선생님들이 이 아이들에게 쏟는 사랑과 에너지는 어마어마 합니다. 그냥 단순히 열정만으로 시작했다가는 1-2년이 못가서 저절로 자리를 박차고 나갈 수 밖에 없는 곳이기도 하지요.

많이 길어졌네요. 아직 드릴 말씀은 많지만 차근차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서는 학교에서 학생들과 격는 재밌고도 때론 눈시울 적시는 일들이 많습니다. 간간히 에피소드 전해드릴 것을 약속드리며 오늘은 이만 맺겠습니다.

교수님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셔요!

제자 드림

과학문화교육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