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문화교육"

2008-07-25 (Vol 5, No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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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소리

파리에서 국제학회를 참석하며

(이 글은 한 대학교 교수가 학회를 참석하며 제자인 대학원 학생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현대의 학문이 얼마나 전문화 되어가고 있는가, 한국 과학교육학계가 얼마나 전문화 해가고 있는가를 반추하게 합니다. 편집 머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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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oustics 08 Paris

다들 잘 지내고 있는지요?

봉슈아와 메르시 부끄 밖에 모르는 나도 파리에서 잘 지내고 있답니다. 00 교수님과 00 사모님께서 모두에게 안부를 전합니다. 특히 000이 득녀를 했다고 하니 축하의 말씀을 꼭 전해달라고 합니다.

이번 학회는 미국 음향학회(Acoustical Society of America), 유럽 음향학회(European Acoustical Association) 및 프랑스 음향학회(Societe Francais D'Acoustique)를 주축으로 유럽소음제어학회와 유럽수중음향학회 등이 연합한 학회로 참가인원이 5,000명이 넘는 큰 규모였습니다. 주최측에서도 이번 학회의 성공을 Magic of Paris라고 하면서 아주 기뻐하였습니다.

큰 학회 규모에 걸맞게 3,500개의 발표와 각종 기념식과 강연, 그리고 교류 행사 등이 함께 벌어졌습니다. 그래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일정이 빡빡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음향학회의 세부 분과를 크게 나누면 같습니다.

- 건축음향(Architectural Acoustics): 오페라 하우스 등 각종 공연장 및 실내 공간의 음향 설계(한양대 전진용 교수님, 충북대 한찬훈 교수님, 전북대 정대업 교수님)
- 생체음향(Animal Bioacoustics): 동물의 초음파, 동물의 청각 자극 반응과 행동 등
- 해양음향학(Acoustical Oceanology): 해저의 음향 특성, 지진파 등
- 의료음향학(Biomedical ultrasound): 의료용 영상과 치료 등(성균관대 윤석왕 교수님, 제주대 최민주 교수님)
- 음향엔진니어링(Engineering acoustics): 마이크 배열, 신호처리, 스피커 등(서울대 성굉모 교수님)
- 음향 교육(Acoustics Education): 중등학교, 대학교 수준에서의 음향 교육
- 음악음향(Musical Acoustics): 악기, 컴퓨터 음악 등
- 소음신호(Noise): 도시, 교실, 자동차, 비행기 등 소음 환경. 요즘 소리 풍경(sound escape)이 새롭게 다루어지는 주제입니다.(한명호 교수님)
- 물리음향학(Physical acoustics): 도파관, 음장 전파, 진동 등(부경대학교 하강렬 교수님)
- 음향심리 및 생리학(Psychological and physiological acoustics): 소리 인식, 보청기, auralization
- 구조 및 진동(Structural Acoustics and vibration)-자동차, 비행기 등의 진동 및 소음제어, 능동 제어(카이스트 이정권 교수님,
- 신호처리(Signal processing in acoustics): 음향학에서 신호처리(연세대 이충용 교수님)
- 말소리 생성 및 인지(Speech communication): 음성인식 등 사람의 말소리와 관련(충북대 성철재 교수님)
- 수중음향학(Underwater acoustics): 바닷속에서 통신, 소음, 음장 등(잠수함). 서울대 성우제 교수님, 한양대 나정열 교수님, 제주대 팽동국 교수님, 국방연구원 김성일 박사님)

한국에서 전공하시는 대표적인 교수님들을 아는 대로 적어보았는데, 적으면서 보니 대부분의 분야에 두서너 사람이 대표적으로 일을 하고 음향엔지니어링, 신호처리, 수중음향 등의 분야에만 관련 사람들이 어느 정도 있는 것 같군요.

음향학회가 워낙 복합학문적이라서 음성학처럼 문과쪽 사람들부터 전기 음향하시는 공대쪽 사람들까지 소리를 이용하는 거의 모든 분야의 사람들이 다 모인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분과를 주로 연구 대상별로 범주화하였기 때문에 연구 방법이나 주제 등에서 겹치는 분야도 있습니다. Auralization은 심리, 신호 처리, 음향 엔진리어링, 수중 음향 등에서도 모두 다루지요.

논문의 범주도 공대처럼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실용적인 부분과 사람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등을 동반한 문과적인 논문도 많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것에 사람이 중심이기 때문에 사람과 관련된 통계 처리가 연구 방법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이러한 것은 교육관련 논문의 연구 방법과 유사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주 거칠게 말한다면, 물리학 분야의 논문은 맞다, 맞지 않다로 나눌 수 있지만, 음향학은 대부분 사람의 심리 상태가 관련되고 관련되는 변인이 많이 때문에 맞다와 맞지 않다보다는 최적화하였는가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가 중요한 연구 방법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 쪽의 논문과 상당히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관적인 평가라고 하지만 그 방법과 결과에 대해 동료 학자나 전문가의 동의 여부는 상당히 일치하지요. 그리고 특히 공대의 경우는 시장, 돈과 직접 연결이 되기 때문에 상당히 냉혹하게 평가됩니다.

학회의 논문 발표가 너무 많아서 나는 다른 분야보다는 음악음향, 음향 교육 및 소음 분과를 번갈아가며 참석하였습니다.

재작년 미국음향학회만 하더라도 음향 교육과 관련된 분과가 없었는데, 이번에는 상당히 많은, 다양한 수준의 연구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그중 독일 아헨 대학에서 여학생들을 위해 개발한 자료는 상당히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International Commission on Acoustics에서는 전세계에 퍼져있는 음향학교육과 관련된 홈페이지를 연계한다고 합니다. 지난번 사이버 자료에 대해 말씀을 드렸더니 한국도 참여할 것을 권유받았습니다. 그럴려면 우리 자료를 손을 봐야하겠지만,..(번역 뿐 만 아니라 질과 저작권 부분도)

내년 5월에는 미국 오레곤주 포틀랜드에서 미국음향학회가 열리는데, 00 교수님께서 음향교육과 관련된 분과를 구성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우리 방에서도 연구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음향음악 분과에서는 관악기와 성대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 결과가 호주 New South Wales 대학의 Joe Wolfe교수 팀을 주축으로 한 팀에서 많이 발표하였습니다.

프로시딩을 CD로 받았습니다. 참 다음번 International Congress in Acoustics는 호주 시드니에서 있습니다.

파리는 대도시이지만, 구멍가게 좌판, 동네 빵가게와 함께 옛날의 모습이 살아있어서 표준화된 다른 대도시와는 좀 다른 느낌인 것 같습니다. 여기서 표준화라고 하는 것은 어느 도시에도 있는 맥도날드, 피자헛, GAP 등 다국적 브랜드를 말합니다.

미국과 비교해서 갖추어 차려입은 길거리 사람들 때문에 나도 반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돌아다니지 못하는 점과, 런던에 비교해서는 좀 불편함을 느끼게는 하지만, 그 결과 프랑스적인 문화가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없는 동안 잘 쉬었겠지요?(^^) 그동안 여러 가지 일로 분주하여 진행하지 못한 개인연구들을 방학동안에 많이 진척시키길 바랍니다. 나는 7월 8일(화) 새벽 6시에 인천에 도착합니다. 그럼 화요일 세미나에서 보도록 하지요.

지도 교수로 부터

과학문화교육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