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문화교육"

2009-01-28 (Vol 6, No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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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소리

"제자들에게 보낸 편지" 의 공개

아래 편지는 제가 미흡하게 지도한 학부, 석사, 박사 과정을 졸업한 제자 중 이메일 주소가 확실하여 소통이 있는 사람에게 음력 설을 지내내고 어제 보낸 편지입니다.

그런데, 보내 놓고 가만히 생각하니, 그 '제자'뿐 아니라 전국에 다니며 강연이나 연수 등에서 나와 시간을 같이 했던 '청강자'나 '수강자' 중 나이 젊은이는 '제자'와 별 다르지 않다고 생각 되었으며, 그 분들에게 일일이 답장을 못하는 미안함 대신 할 수 있는 일은 이 웹진에 올리는 용기를 내는 길 밖에 없다고 여겨지게에 올리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은 독자에게는 혹시 실례되는 일인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과학교육을 생각하는 자칭 한 사람의 '원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고백하는 것을 읽어보는 것도 의미 있지 않을까 생각하였습니다.

"여러분,

더욱 건강하고 보람 있는 일 많기를 바라며 가정의 평화를 빕니다.
나는 여러분들이 애써 일하는 결과로 매월 꼬박 꼬박 나오는 연금으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국내외의 대중 매체가 계속 반복해서 여러 어려움이 있다고 떠들어대도, 나 하고는 관계 없는 시끄러운 소리로 여기고, 바쁘다고 핑계를 대면서도 재미 있는 연속극이나 가요무대 노래를 들으며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근래에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라가 잘못 되어 연금이 안 나오면 어떻게 되는가, 이제 취직을 할 수도 없고 뛰어 다니며 돈을 벌 수도 없으니, 걱정이 슬거머니 들기 시작 했습니다. 큰 소리 치는 겁쟁이지요.

고마운 제자들,

설이라고 이메일도 하고 문자 메세지도 보내며 선물도 우송하고 직접 찾아 오기도 할 뿐만 아니라 식사를 대접까지 하니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합니다. 내가 무엇을 선물할 수 있나 생각 하다 이 글을 띠웁니다. 그렇다고 재미 있는 말을 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런데, 여러분 대부분이 교사, 교수, 연구원인 과학교육자로서, 매월 봉급과 상여금을 이 난세에도 삭감없이 꼬박꼬박 받으며 지금은 방학을 즐기는 사람도 있겠고, 그 무엇인가로 고생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혹시, 국내외의 여러 어려움에 대하여 그것은 남의 일이고 나 하고는 관계 없는 일로 여기고 나와 같이 무사안일하게 타성적으로 지내지나 않는지. 정치나 기업하는 사람을 원망이나 하고 실업자나 가난한 사람들이 저지르는 잘못을 비난하며 정신질환자의 이상한 행동을 탄식만하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 보니,

IMF때 온 통 나라가 어렵다고 야단이어도 우리는 대부분 불쌍한 이웃이나 국가 사회를 위해서 무엇 하나 '봉사'한 것도 없었을 뿐 아니라, 우리가 하는 연구나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다짐하는 일도 없이 무사안일하게 지내다 보니, 누구 덕택인지도 모르고 감사하는 마음도 없이, 괜찮아졌다고 하기에, 그 저 그런 것이구나 하지 않았습니까?

한편, 과학교육자랍시고 과학, 과학교육이 국가의 생존과 번영에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학교 교육과정과 입시에서 과학 교과가 중요시 되어야 한다고 부르짖지 안했습니까?

지금 국가와 국민이 힘들어 야단인데, 혹시 과학교육자인 우리들이, 과학교육계에서 선도적 역할을 한다고 긍지를 지니면서도 아무 느낌도 없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이나 실천이 없다면 부끄러운 일입니다.

첨부와 같은 글을 쓴 나로서는 몹시 송구한 생각이 들지만,
다시 한번 이 글을 읽으며 생각과 결심을 새롭게 하고 그 무엇인가 해야 되겠다는 심정입니다.

이 어려운 시점에 명절을 맞아 인사와 선물을 받고 일일이 감사의 전화는 못해도, 여러분 각자 자기와 가족을 위해서, 자기의 직장의 발전을 위해서, 그리고 바라건데 그 결과가 국가 사회에 공헌하는 일이 되기 위해서 용기를 내어 보람 있는 일을 주저하지 말기 바란다는 '선물 아닌 마음의 소리'를 보냅니다.

박승재"

첨부
한국에 있어서 과학실험 교육의 가치.hwp


과학문화교육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