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문화교육"

2013-10-15 (Vol 10, No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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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아낸 소식

세계 최초의 바다식목일, 한국에 있다

지난여름 강원도 해수욕장에서 스쿠버다이빙을 할 기회가 있었다. 유엔 한국위원회가 주최하는 ‘Save the Sea(바다를 살리자)’ 캠페인이었다. 해안가에서 쓰레기를 줍고 남는 시간에 스쿠버다이빙을 배우는 시간일 거라 생각했다. 설레는 마음도 잠시, 도착하고 본 것은 바다가 아니라 공사장이었다. 건물을 세울 것만 같이 큰 철구조물 앞에 섰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사실을 들었다. 바닷속에 해초가 없단다. 바다 사막화가 이미 진행된 것이다.

 바닷 사막화의 주범은 지구온난화다. 지구가 빠르게 뜨거워지는 만큼 바다 사막화도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1980년대 제주에서 시작돼 대한민국 전 해안에 빠르게 번졌고, 최근에는 독도 주변까지 확산됐다. 해조류, 어류의 지속적인 감소는 당연히 따라오는 결과였다. 중요한 것은 대기의 산소 중 70% 이상을 바닷속 해조류들이 공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닷속에 숨겨져 있던 보물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 사라지고 있었다.

 “사막화는 나무로 막듯이 바다 사막화도 해조류로 막을 수 있습니다.” 강사님의 힘 있는 한마디가 분위기를 순식간에 바꾸었다. 앞에 있던 철 구조물의 용도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구조물에 해초를 부착해 바다에 설치하면 단계적으로 바다 숲을 조성할 수 있다. 제주도에는 이미 바다 숲이 성공적으로 조성되었고, 나머지 해안도 바다 숲 조성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에 따르면 2020년까지 3만7000㏊의 바다 숲을 조성한다고 한다.

 다음 날 바다 숲을 보았다. 스쿠버다이빙을 해서 10m쯤 내려갔을까. 하얀 바닥이 바다 사막화를 실감케 했다. 그 바닥 위로는 커다란 구조물에 해초가 달려 있었다. 그 사이로 크고 작은 물고기들 몇 마리가 지나다녔다. 불가사리와 해파리도 볼 수 있었다. 내가 상상하던 바다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지만, 바다 숲이 조금씩 복원되고 있었다.

 올해 처음으로 5월 10일이 바다식목일로 제정됐다.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바다식목일에는 전국 바다에서 해초를 심는 행사가 열렸다고 한다. 자연을 복원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바다 생태계 복원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바다식목일에도 자연스러운 국민들의 참여가 이뤄져야 한다. 아직도 바다 사막화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정부·기업·시민단체에서 더욱 적극적인 홍보와 연구가 절실히 필요한 때다.

 첫 바다식목일을 기념해 독도에 수중 기념비가 세워졌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바다 숲 사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겠다는 의지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자연복원 사업이 그랬듯이 성급하게 결과를 보여주려 하지 말자.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시행해 나가야 한다.

김 혜 승
한국과학기술원 화학과 4학년

출처: 중앙일보 (2013년 5월 11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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