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문화교육"

2014-09-01 (Vol 11, No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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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문화교육의 장학과 지원

[이덕환] 교육을 ‘교육학자’들의 손아귀에서 구출해야(8.20)

교육부가 작년에 한국사 필수화를 위해 꼼수로 내세웠던 문·이과 통합을 위한 교육과정 개정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런데 문·이과 통합은 핑계일 뿐이고 사실은 공교육 현장에서 과학교육을 포기하겠다는‘이과 폐지’를 시도하고 있다. 다원화·민주화된 사회에서 모든 학생에게 과학적 소양을 길러줘야 한다는 과학계의 요구는 ‘집단 이기주의’로 몰아붙이고 있다. 일제가 남겨준 문·이과 구분의 폐해에 대한 인식도 찾아볼 수 없고 학생의 학습권·행복추구권이나 국가의 미래에 대한 관심도 없는 교육과정 개정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초중등학교에서 과학교육은 이미 심각한 수준으로 무너졌다. 이공계로 진학하는 학생들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 소위‘문과’를 선택한 학생들에 대한 과학교육은 현실적으로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문과 학생들은 과학이 자신들과‘아무 상관이 없다’는 확신을 갖도록 강요받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 과학교육의 기반도 무너져버렸다. 고등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치는 과학교사의 수는 사회 교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어 버렸다. 대도시를 벗어난 지역의 고등학교에는 1~2명의 과학 교사가 근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소한의 과학교육도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뜻이다.

아무런 근거 없는 문·이과 구분
문·이과 구분 교육은 학생을 위한 것이 아니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기능 인력을 최소의 비용으로 양성하겠다는 지극히 비교육적인 제도다.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절에는 낡은 패러다임의 교육제도가 우리에게 유용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학생의 학습권이나 행복추구권보다 사회적 효율을 강조하는 문·이과 구분 교육은 다원화·민주화·선진화된 사회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문·이과의 구분은 전통적·학문적·사회적으로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이다. 수학과 과학을 싫어한다고 문과라고 할 수도 없고, 철학과 문학을 싫어한다고 이과라고 할 수도 없다. 문·이과 구분 교육은 학생이 가지고 있는 적성의 절반을 포기하도록 강요하는 제도다. 학생의 학습부담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더욱이 현대 사회의 직업이 문과와 이과로 구분되는 것도 아니다. 임의적이고 자의적인 구분 교육의 후유증은 심각하다. 문과 출신은 예외 없이 반(反) 과학기술적인 자연주의·생태주의·녹색주의에 빠져버리고, 이과 출신은 모두 맹목적인 기술만능주의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우리 학생들에게 낙인을 찍어버리는 문·이과 구분 교육은 반드시 철폐해야 한다.
그러나‘문과’와‘이과’의 통합이나융합은 불가능하다.
수학과 과학을 현재의 문과 수준으로 축소시켜서도 안 되고, 모든 학생들에게 똑같은 교육을 시킬 수도 없다. 수학을 좋아하는 학생은 더 높은 수준의 수학을 배우도록 해주고, 문학을 좋아하는 학생은 더 높은 수준의 문학을 공부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그러나 수학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과’이고, 과학을 싫어하기 때문에 ‘문과’라는 꼬리표를 붙여서는 안 된다. 문·이과의 ‘꼬리표 떼기’와 ‘낙인 지우기’가 필요하다. 허울뿐인 학생의 자율·선택권을 핑계로 과도하게 쪼개놓은 교과목을 통합하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 국어를 독서·화법·작문·문법·문학·고전으로 쪼개고, 미분과 적분을 분리해서 가르치는 일은 학생을 위한 것이 절대 아니다.

교육부가 학생의 선택을 핑계로 국·영·수 중심의 교육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2013년에 도입한 반(反)교육적인 ‘최소이수단위’도 폐지해야 한다.
인문학 교육의 강화를 핑계로‘교육학’과‘심리학’을 끼워 넣겠다는 꼼수도 포기해야 한다. 사교육비 경감을 핑계로 쉽고 재미있는 것만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도 황당한 것이다.

모든 학생들에게 과학적 세계관 가르쳐야
물론 과학교육도 바꿔야 한다. 물리·화학·생명과학·지구과학의 구분과 균형은 무의미하다. 이공계 대학 진학을 위한개념중심의 교육을‘모든 학생을 위한 과학적 소양 교육’으로 바꿔야 한다. 2009년에 과학교육학계와 교육계가 힘을 합쳐 개발한‘융합형 과학’을 더 발전시켜야만한다. 모든 학생들에게 현대 과학의 의미와 가치, 그리고 과학적 세계관을 가르쳐야 한다.

다원화·민주화된 사회에서 교육과정은 더 이상 국가가 독점할 수도 없다.
민주사회의 교육과정은 사회 각 분야의 다양한 요구가 적극적으로 반영된 사회적 합의의 산물이어야 한다. 교육과정학 전공자들이 교육과정을 만들어야 한다는‘교육과정학 중심주의’는 황당한 궤변이다. 교육과정 수립이 교육과정학의 학문적 연구의 대상일 수는 없는 것이다.

사범대 출신의 교육학자들이 교육과정개정을 독점해서는 안 된다.
과학교육의 붕괴를 지나치게 어려운 과학교육과정과 대학의 잘못된 입시 정책 탓으로 돌리고, 과학교육과정을 무작정 쉽고 재미 있게 만들어서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주장은 반(反)교육적이다.

모든 학생들에게 최소한의 과학적 소양을 길러줘야 한다는 과학계의 주장은 정당한 것이다.
교육부는 즉시 연구위원회를 해체하고, 원만하고 합리적인 사회적 합의를 통한 민주적 절차에 따라 교육과정을 개정하는 작업을 새로 시작해야한다. 과학·산업·문화·예술 분야의 다양한 의견이 충분히 반영된 미래지향적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교육 마피아의 손아귀에 묶여 있는 교육을 해방시켜야 한다.

민주화된 사회에서 교육은 더 이상 교육학자의 전유물일 수가 없다.

첨부
(이덕환)교육을 ‘교육학자’들의 손아귀에서 구출해야.hwp

이덕환
서강대 교수.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과학문화교육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