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문화교육"

2005-09-25 (Vol 2, No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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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과학교육

중학교 과학교육의 통합적 접근

1. 머리 말: 통합의 몇 가지 의미

중학교 과학교육과정에서 통합이라는 용어는 몇 가지의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의미의 통합은 탐구과정의 수준을 기초탐구와 통합 탐구로 나눌 때 쓰인다. 기초 탐구는 가장 기초적인 탐구의 요소를 의미하지민,. 통합 탐구는 기초 탐구 요소가 복합적으로 포함된, 보다 고차원적인 탐구 요소를 말한다. 문제 인식, 가설 설정, 변인 통제, 자료 변환, 자료 해석, 결론 도출, 일반화 등이 통합 탐구 요소라 할 수 있다.
두 번째 의미는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의 네 과목으로 구분하지 않고 과학이라는 과목으로 통합한다는 의미를 생각할 수 있다.
세 번째 의미는 다른 교과 또는 실생활 등을 과학과 통합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창의적 재량활동의 하위 범주인 범교과 학습이나 자기 주도적 학습을 통해서 구현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이 글에서는 두 번째, 세 번째 의미의 통합에 관해서 이야기하려 한다.

2. 과학 분야 내 "통합"의 시도

두 번째 의미의 통합을 위해서 교육과정과 교과서에서 한 단원 내에서 관련된 다른 과학교과 내용이 적절히 통합되어서 제시되야 한다. 교육과정상에서는 과학은 10학년까지 통합되어 있고 교과서도 학년 당 1권으로 “통합” 되어 있다. 하지만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이라는 구분은 사용하지 않으나 에너지, 물질, 생명, 지구라는 4개 분야로 명확히 구분하여 대단원을 구성하고 있다. 이런 “구분된 단원”으로 제시된 교육과정에 맞추어 집필된 교과서에서도 제대로 된 통합이 구현되기 힘들기에 7차교육 교과서의 각 단원이 교과서에서도 4개 분야가 잘 통합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

물론 모든 과학내용이 통합적으로 제시될 필요는 없지만 각 교과의 상호관련성을 학생들이 제대로 이해하고 깊이 있게 가르치게 될 수 있게 된다. 현행 중학교 교육과정 내용 중 통합의 효과가 기대되지만 구현 되지 않은 부분들을 돌아보자.

7학년 파동단원의 내용을 8학년 자극과 반응 단원에서 귀의 구조와 효과적으로 통합될 수 있다. 7학년 소화와 순환 단원은 9학년 물질 변화에서의 규칙성 단원의 내용과 통합 가능성이 높다. 7학년의 상태 변화와 에너지 단원은 9학년 일과 에너지 단원과 물의 순환과 날씨 변화 단원과 관련지어 설명할 수 있다. 7학년 빛 단원의 볼록 렌즈에서의 빛의 굴절은 8학년 자극과 반응 단원에서 눈의 구조를 소재로 하여 배울때 통합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7학년 생물의 구성 단원에서 세포 관찰과 함께 배우는 현미경의 구조, 원리와 8학년 지구와 별 단원에서 망원경의 원리에서 함께 다루어 질 수 있다.

단원 안의 내용에서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은 교육과정과 교과서에 따라 수업을 하고 있는 현재에도 각종 연구수업이나 수업자료전 등을 통하여 8학년 지구와 별 단원에서 망원경의 원리를 탐구하는 수업과 같이 통합된 형태의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이러한 통합을 위한 노력은 동료교사들이나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교과서와 달리 엉뚱한 내용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부담스러운 수업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교육과정에서 이런 측면을 통합적으로 지도하도록 명시하고 교과서도 통합적으로 집필되었다면 이러한 오해는 없었을 것이다.

물론 교육과정과 교과서가 내실있게 통합이 되더라도 이를 통합적으로 지도할 수 있는 교사의 능력과 전문성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통합의 효과가 나타나기 어렵다. 하지만 현재와 같이 외형적인 통합만 이루어져 있고 단원간의 과목 구분을 명확히 하는 체제가 아니라 통합가능한 내용을 유기적으로 재구성하고 또 그 재구성이 통합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의도적인 것임을 명확히 해야할 것이다.

3. 과목간의 "통합" 가능성의 예

세 번째 의미의 통합을 위해서는 창의적 재량활동시간에 타교과 교사들이 과학을 통합하여 지도할 수 있는 자료를 개발하여 지원해야 한다.

타 교과와의 통합의 경우 통합의 필요성이나 효율성이 인정되더라도 어느 한쪽의 교과 교육과정에 그 내용을 통합하여 포함시키기 어렵다. 또 통합을 한다해도 정규교과에서의 기본적인 교육목표를 성취해야 한다는 제약이 존재하기 때문에 문서상의 통합을 하더라도 다수의 교사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에서의 통합을 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깊이 있는 통합을 위해서는 이러한 제약이 없는 창의적 재량활동을 활용할 때 가능하다.

현재 학교현장에서 창의적 재량활동은 각 과목 중 교사 수급사정에 따라 교사별 수업시수가 가장 적은 교과의 교사들이 분담하고 있다. 특별한 제약이나 안내가 없고 내신성적에 반영되는 평가도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학교의 “재량”에 따라 운영할 수 있다. 교사들이 기존 자료를 이용하여 수업을 진행할 수도 있지만 학생들에게 유익하고 자신이 의미있게 잘 진행할 수 있는 내용에 대한 교사들의 요구는 높은 편이다. 창의적 재량활동은 자기주도적 학습이나 범교과 학습을 실시 할 수 있다. 따라서 통합적인 학습을 실시할 가능성이 많다고 하겠다.

교과별 교육과정에는 포함시키기 어렵지만 창의적 재량활동 시간에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통합적인 활동자료나 교수학습 안이 개발되어 제공된다면 효과가 기대되는 내용들의 예는 다양하다.

음악교사가 악기별 소리 발생 원리와 화음과 발성의 음향학적인 설명을 하는 것도 음악교사가 평소 정규 음악 수업 지도중에 느끼는 필요를 통합적으로 실시하는 것이다.

미술교사가 색상의 혼합이나 빛의 혼합등을 광학적인 측면에서 설명할 수도 있다. 모빌이나 도예등에 힘이나 화학변화등의 설명을 가미할 수도 있다.

체육교사가 경기능력향상이나 운동의 원리들을 과학적인 개념으로 풀이하는 것도 가능하다. 허들이나 높이 뛰기에서 운동에너지와 위치에너지의 전환, 줄다리기와 작용반작용, 세줄다리기와 힘의 합성, 이어달리기와 속력변화 등 다양한 연관이 가능하다.

기술교사가 기계공학이나 전자공학적인 전공 지식을 이용하여 도구의 원리나 전기에 관한 과학내용을 지도할 수 있다는 것도 가능하다.

가정교사는 영양소와 소화에 대한 이해를 보다 깊이 있게 접근할 수도 있을 것이고 과학적 접근으로 또 요리법을 소재로 과학적으로 탐구하는 수업을 실시할 수 있다.

사회교사가 지리적인 설명을 하며 유수의 작용이나 물의 순환, 구름의 형성과정 등을 다룬다면 의미있는 수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도덕교사는 교통사고와 관련하여 마찰력, 속력, 운동에너지 등의 내용을 다루며 교통질서 준수와 관련된 수업을 실시 할 수 있을 것이다.

한문교사는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과학용어의 의미를 한자 뜻 풀이를 통해 쉽게 설명할 수도 있고 고사성어 속에 담긴 과학적 내용을 소재로 수업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수학교사가 물체의 운동을 분석하며 그래프 해석능력을 키워 줄 수 있다. 특히 과학에서 필요한 기울기, 비례, 일차함수, 이차함수, 지수 등의 내용을 실제 과학관련 내용과 연관시켜 가르친다면 더욱 효과적인 내용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외국어 교사가 실시하는 쉬운 과학 실험도 효과가 기대된다. 과학수업시간에는 너무 간단하여 생략되거나 시범으로 넘어갈 만한 실험을 해당학년 과학지도 교사와 협조하여 실시한다면 외국어로 의사소통하는 능력도 키울 수 있고 과학을 좋아하고 잘하는 학생들이 외국어에 흥미와 자신감을 갖게 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4. 맺는 말

이상에서 언급한 교과통합 내용은 타 교과 교사들이 쉽게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교사로서 지적호기심을 가지고 자신의 교과지도에서 느끼던 한계를 넘어서는 기쁨을 학생들과 함께 한다고 생각하고 적용한다면 심도 있고 의미있는 교육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적절한 학생용 자료와 교사용 지도서가 개발된다면 자칫 시수 조절을 위해 교과별로 나눠서 맡아 소홀히 되기 쉬운 창의적 재량활동 시간이 의미있는 통합교육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김형석
구암중학교

과학문화교육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