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문화교육"

2005-11-25 (Vol 2, No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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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교육학 학위논문 요약과 종합해설

개화기 과학교과서의 발간 실태와 내용 분석

학위논문 요약과 종합해설

개화기 한국에서 발간된 과학 교과서와 관련 사료들을 발굴하고 당시 사용된 과학 교과서의 관련 규정 및 발간실태와 내용을 분석하였다.

개화기 과학 교육의 성격을 이해하기 위하여 당시 과학교육의 특징을 판단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의 시대적 구분을 제안하고, 개화기 관보로부터 조사한 교과서에 관련된 법령 및 규정과 학부 및 조선총독부에서 발행한 교과용도서일람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개화기 과학 교과서의 사용 승인 실태를 조사하였다. 또한 당시 과학 교과서의 발간 실태를 조사하고 목록을 작성하였다. 이러한 과학 교과서들의 기원을 알아보기 위하여, 관보와 관원이력서, 학회지 등을 분석해 편저자의 배경을 조사하고, 당시 일본의 주요 과학 교과서들과 그 내용을 비교하였으며, 특히 편술된 교과서 중 원저자들이 명시된 경우에는 관련된 당시의 일본 자료를 분석하였다. 발굴한 과학 교과서를 린치와 스트르브의 기준에 따라 분류하여 개화기에는 어떤 수준의 과학 교과서가 발행되었는지 조사하였고, 과학 교과에 대한 법령의 규정과 과학 교과서에 기술된 내용이 어느 정도 합치하는지 비교하였다. 그리고 물리와 화학 교과서들을 중심으로 목차와 일부 단원의 주요 내용을 현대의 중등 과학 교과서와 비교하였으며 이 교과서들에 제시된 과학 지식의 구조, 실험의 특징, 용어의 표기법과 그 의미를 분석하여 이러한 과학 교과서들에서는 과학 지식이 어떠한 형식으로 제시되었는지 조사하였다.

개화기 과학 교과서와 관련된 법령 및 규정으로는 교과용도서검정규정, 사립학교령, 출판법 등이 있었다. 이러한 법령과 규정에 따라 개화기 과학 교과서는 학부 및 조선총독부 편찬 도서, 어느 학교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된 검정 도서, 승인 받은 학교에서만 사용 가능했던 인가 도서 등으로 구분되었고, 국내에서 발간된 62종, 일본에서 도입된 75종, 중국에서 도입된 1종이 있었다. 한국에서 출판된 과학 교과서는 1906년 이후부터 등장하여 1907년과 1908년에 가장 많이 발간되었으며 이후 감소하였다. 이때 발간된 과학 교과서는 국한문 혼용, 한글 전용, 일본어 등 세 유형이었으며, 이과, 이화학, 물리학, 화학, 박물학, 동물학, 식물학, 생리학, 생리위생학, 지문학, 광물학, 지질학, 천문학 등의 과목이 있었다. 이들 과학 교과서는 주로 사립학교에서 사용되었는데, 이는 1906년 이후로 설립되는 사립학교 수가 급격히 증가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들 사립학교 교육과정에는 이과, 이화학, 물리, 화학, 박물 등 보다도 많은 다양한 과목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력을 알 수 있었던 개화기 과학 교과서 편저자들 중 6명은 일본에 유학하였고, 다른 6명은 국내에서 교육받았다. 당시 국내 신교육이 일본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과 많은 국비 유학생들이 일본에 유학한 후 국내에서 교육활동을 하였다는 점에서 이력이 확인되지 않은 다른 편저자들도 일본의 영향을 받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당시의 과학 교과서는 일본 과학 교과서를 관립학교 교관과 전문 번역인들이 번역하거나 편술한 것, 한국인 저자들이 직접 저술한 것, 국내에서 일본인이 저술하고 한국인이 번역한 것, 서구 선교사들이 서구 과학 교과서를 직접 번역한 것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러나 선교사들이 번역한 것은 적었으며 한국인이 저술한 교과서들도 당시 일본의 과학 교과서들과 비교할 때 사실상 번역서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내에서 번역, 편술의 대상이 된 일본 과학 교과서의 대다수가 당시 서구 과학 교과서들을 번역하거나 편술한 것이 많으므로, 결국 개화기 과학 교과서는 당대의 서구 과학 교과서의 내용과 구성이 일본을 통하여 일본화 과정을 거친 후 도입된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린치와 스트르브가 서구 과학 교과서를 문답식, 대화형, 실험중심적, 형식주의적 교과서의 네 단계로 발전된다고 분석한 과정에 따르면 개화기 과학 교과서는 일부 실험중심적 교과서와 대부분의 형식주의적 교과서로 분류할 수 있다. 과학 교육과정의 발전 단계에 따라서는 주로 학문적 구조를 강조한 이론적 교과서이었고, 일부는 직업적 내용과 일상생활을 다룬 응용적 교과서이었다. 따라서 개화기 과학 교과서는 당시 과학 교과서의 유형 중 가장 근대적인 것이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법령에 나와있는 과학 교과서들의 목차와 주요 내용을 분석한 결과, ‘박물’은 현대의 생물 교과 중 식물, 동물 및 생리학, 지구과학 교과 중 광물 분야, ‘이과’는 현대 중등 과학 교과와 마찬가지로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의 네 분야, ‘이화학’은 현대의 중등 과학 교과 중 물리와 화학 분야, 그리고 ‘물리’와 ‘화학’은 현대의 교과서와 같은 분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들 중 이과 교과서는 단원들이 학문 중심적인 현대의 과학 교과서와는 달리 생활중심적 소재로 구성된 반면 ‘이화학’, ‘물리’, ‘화학’ 등은 현대 교과서와 마찬가지로 학문 중심적이었다. 물리 교과서는 역학, 열학, 광학, 전기와 자기 등 현대의 교과서와 거의 비슷한 단원 구성을 가진 반면, 화학 교과서는 산소, 공기, 물, 염소와 수소 화합물 등의 무기화학 분야와 포도당, 전분, 섬유소, 파라핀, 회백질 등의 유기화학 분야가 현대 교과서와는 달리 생활 중심적이며 각론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교과서들에는 과학 지식들이 나열적으로 제시되어 있기 때문에 원리의 이해보다는 단순한 암기가 요구되었다. 실험에는 방법이나 과정, 결과 등이 모두 제시되어 있어 학습자가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 못했고 단지 본문의 내용을 확인하게 하는 보조적 역할에 불과하였다. 과학 용어나 외래어의 표기는 일본식 표기를 따른 것이 많았는데 특히 화학의 경우 이러한 표현들을 현대의 교과서에서도 상당수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일본식으로 음차된 용어의 경우, 같은 개념이 교과서마다 여러 가지 용어로 표기되거나 심지어는 같은 교과서에서도 그 표기 방식이 다른 사례를 발견할 수 있다.

개화기 과학 교과서는 서구와 일본의 영향을 받아 국한문 혼용체, 순 한글, 일본어로 쓰여져 1906년 이후 일본에서 유학하였거나 국내에서 교육을 받은 편저자들에 의해 다양한 과학 교과로 발간되어 주로 사립학교에서 이용되었지만 학부 및 조선총독부에서 편찬하였거나 검정, 인가한 것만을 사용하도록 규제되었다는 것을 밝혀내었다. 그리고 이러한 개화기 과학 교과서는 현대 교과서와 같은 수준의 체계를 가지고 있었지만 교과의 분류가 현대와 다르고, 그 내용은 생활중심적 또는 각론적으로 구성되었다. 실험은 단순한 사실 확인의 역할에 지나지 않으므로 학생 중심의 학습론보다는 교사 중심의 교수론에 입각하여 서술되었다고 할 수 있다. 과학 교과서의 편저자들은 서구의 지식과 학문을 가장 먼저 수용했던 계층이었으나 독립적인 학술적 활동을 할 수 있을만큼 전문성을 지니고 있지 않았다. 또한 일제는 ‘종속과 제한’이라는 정치적 기능의 한계 내에서 과학 교육을 제한하였다. 이러한 과학 교과서는 당시 학교 과학교육을 수행하기 위한 기초적 역할을 할 수 있었지만 전문 과학기술 인력을 양성하는데 한계가 있었고 자립적 과학교육을 위한 학문적 토대를 이루지 못하였다.

주요어: 개화기 과학교육, 과학 교과서, 과학 교과서의 발간실태, 과학 교과서의 내용, 교과용도서일람, 교과용 도서 법령과 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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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석
1998. 8 서울대학교 대학원 교육학 박사학위
지도교수: 박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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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석
경북대학교

과학문화교육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