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문화교육"

2005-11-25 (Vol 2, No 11)

로그인 | 웹진 | 한마당

먼젓글  |  다음글  |  차례

마음의 소리

보다 나은 초등과학교육과정 개발을 위하여

최근 새로운 과학교육과정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때에 교육과정과 교과용 도서 개발의 시사점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생각해 본다면 현장 과학 교육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는 최근 실험실 안전사고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몇몇 실험과 실험 도구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 미래 사회 시민으로서 알아야 할 과학 교양과 깊은 관련이 있으며 우리의 과학 교육 목표에도 비중있게 표명된 실생활 관련의 맥락에서 STS 수업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최근, 보도된 실험실 사고는 화산 분출 모형실험으로 중금속이 함유된 중크롬산암모늄과 석유를 사용하는 실험이다. 주로, 실험 결과를 기다리다 충분한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때, 석유 대신 알코올을 사용할 뿐 아니라, 알코올의 사용량을 늘리고, 바람이 부는 날 운동장에서 실험하게 되어 한 번 불길이 일면 주변에서 실험을 보고 있는 학생들에게 화상을 입힐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중크롬산암모늄은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으며 공업용으로 사용하는 곳에서는 임상적으로도 중독 증상과 폐암 발생이 보고된 바 있다.

현재의 교육과정에서 실험실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학습 소재는 이 외에도 많이 있다. 물과 아세톤에 여러 가지 가루 물질을 녹여보고, 수성 펜과 유성 펜을 넣고 관찰해 보는 실험이 5학년 1학기에 3차시 정도 있다. 이 때 사용하는 아세톤은 휘발성으로 인화성이 있고 폭발 위험이 있어 취급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 실험에서 아세톤은 용매로 사용하고 있으며 사용되는 양이 많을 뿐만 아니라 실험실에서 여러 모둠이 함께 실험할 경우, 휘발되는 아세톤의 양은 환기되지 않은 실험실에서는 적은 양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또, 식물의 잎이 하는 일을 알아보기 위해, 조건에 따라 잎에 녹말이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해 보는 5학년 실험에서는 엽록소를 녹이고 녹말만 남기기 위해 알코올에 잎을 넣고 중탕하는 실험과정이 있다. 기화하는 알코올에 불이 옮겨 붙어 화재 위험이 있다.

실험실 안전의 문제는 특정 차시나 내용에만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 초등과학 실험이나 활동에 사용되는 소재는 생활 주변의 것을 다루고 있다. 실제로 여러 가지 액체나 고체의 성질을 알아보는 실험에서는 주스, 식초, 설탕, 소금 등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고 있는 친숙한 소재를 사용한다. 어린이들은 이러한 소재에 대해 맛보는 것을 위험하다거나 해서는 안 되는 활동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교사도 다른 실험에서는 맛보기의 위험을 알고 있으므로 맛보기 활동을 사용하지 않지만, 먹어도 좋은 것은 맛보도록 허락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상황의 반복은 어린이들에게 맛보는 활동 자체가 실험실에서는 대단히 위험한 활동으로 삼가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실험실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사실, 위와 같은 실험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교사용 지도서에 언급되어 있다. 그러나 교사용 지도서 상에서 특별한 코너로 소개되거나 글자 크기를 크게 하거나 특정 표시를 사용하지 않아서 꼼꼼히 읽지 않으면 지나치기 쉽다. 또, 정교한 실험 수행이 어려운 초등학생의 발달 정도를 고려한다면 위험한 실험 내용은 적당한 다른 소재를 개발하여 대체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실험실 사고를 예방할 목적으로 개발된 안전 알코올램프와 안전 삼발이 등의 실험도구가 판매되고 있다. 안전 알코올램프는 넘어져도 알코올이 흘러나오지 않아 화재 위험이 적고 유리나 초자류의 재질이 아니므로 깨질 위험이 없다. 그러나 이미 사용되고 있는 알코올램프를 모두 교체하는 것이 재정 지원 없이는 어렵기 때문에 예전에 사용하는 알코올램프를 학교 현장에서는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습의 효과를 높이고 어린이들에게 과학적 개념을 갖게 하기 위해 지도되는 교과 내용과 실험이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협한다면, 아무리 좋은 내용의 과학 지식이고 효과 있는 실험이라도 가치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실제로 이러한 실험이 수준 높은 실험실이나 공업 현장에서는 간단한 실험으로 여겨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학생들의 조작능력과 발달정도를 고려해 보면, 결코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다. 또, 실험할 때의 주의사항은 모두 교사용 지도서에 기록되어 있지만, 많은 교과에 대해 다양한 내용을 가르쳐야하는 교사에게 단 몇 줄로 제시된 주의사항으로는 위험한 실험으로부터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어렵다. 따라서 차기 교과용 도서는 실험실 사고의 위험이 있는 내용을 안전한 다른 소재의 실험으로 대체하고, 그럴만한 실험 소재를 개발할 수 없다면 보다 안전하게 실험할 수 있도록 실험실 안전 자료를 개발하고 안전 교육을 강화하거나 내용의 삭제까지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STS는 사회 구성원들이 과학과 기술을 수행하는 가운데서 과학과 기술, 사회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를 이해하고 의사 결정과 문제 해결력을 중요시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과학교육에 접목된 STS의 토론 학습 자료는 과학이나 기술에 관련된 문제 그리고 그 문제 해결에 사람들의 의견차가 큰 것으로 학생들은 논의를 분석하고 정보를 수집, 의사 결정하여 행동을 모색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이러한 STS 문제 해결 과정을 통해 과학과 기술의 상호작용과 이와 관련된 사회 문제를 이해하고 합리적으로 가치 태도를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의 함양을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현재 우리나라 초등학교 과학과 교사용 지도서 총론에서는 STS의 의미와 지도 방법 등을 제시하고 5차 교육과정 이래 지금까지 계속적으로 STS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초등학교 과학 교육과정 속에 녹아있는 STS는 우리 실생활과 관련된 주제의 내용을 학습하거나 조사하는 정도를 STS 관련 내용으로 다루고 있다. 이는 의사결정이나 문제해결력 측면에서 진정한 의미의 STS 교육으로 보기 어렵다. 초등 과학 내용의 대부분은 STS와 관련지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특징을 살려 매 단원마다 1~2차시 또는 특정 단원의 특정 차시에서 STS 과학내용을 제시한다면 학교 현장에서 STS를 이해하고 재구성하여 적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상과 같이 과학과 교육과정과 교과용 도서를 개발하는데 있어 수업 중 발생할 수 있는 실험에서의 사고 유형을 찾아 그에 대한 대책을 세울 것을 제안하며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STS가 의미있게 실현되기 위해 학교 현장에서 STS 교육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제시되길 기대한다.

첨부
김효남_초등과학교육과정칼럼.hwp

김효남
한국교원대학교 초등교육과

과학문화교육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