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문화교육"

2005-11-25 (Vol 2, No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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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아낸 소식

우리나라의 안전문화정착을 위한 서울대학교 환경안전선언문

저희 서울대학교는 최근 영국의 The Times가 발표한 “세계 200개 대학”에서 처음으로 100위 안에 드는 고무적인 소식을 접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 대학이 명실상부한 세계 일류 대학으로 도약하려면 학문 뿐 아니라 안전의식 수준에서도 어느 선진대학 못지않은 혜안과 여유를 갖추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대학 안 밖에서 일어난 안전사고를 돌아보면 우리는 스스로를 선진대학, 또는 선진국으로 자부하기에는 너무나 거리가 멈니다. 대학 내에서는 1999년 원자핵공학과 실험실 폭발사고로 학생 사망자가 생겨난 적도 있었으며, 밖으로는 성수대교 붕괴(1994년), 삼풍백화점 붕괴(1995년), 대구 지하철 화재(2003년) 등 우리의 기억 속에서 결코 잊혀지지 않는 끔찍한 안전사고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일들은 오랜 세월 땅 밑에 누적되어 타성화된 개인의 ‘안전 불감증’과 사회전체의 ‘적당 안일주의’가 가장 얇은 지표면을 뚫고 분출한 화산폭발 같은 것이었습니다. 차곡차곡 준비되어온 예고된 재난인 셈입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과학 기술이 세계 속에서 두각을 나타내어 주목을 받고 있지만 안전사고에 대한 예비지식과 안전의식을 강구하는 확고한 결단이 없다면 언제 이와 유사한 재난이 닥칠지 모르는 일입니다.

우리나라는 산업재해로 사망하는 노동자 비율이 타 OECD 국가들에 비해 5~15배에 이를 정도로 월등히 높은 부끄러운 실정에 있습니다. 2003년도 우리나라의 산업 재해율은 0.9%, 즉 근로자 10,000명당 90명의 재해자가 발생하였고 산업재해 보상금 지급액이 2조4천8백억에 달하였습니다.

이처럼 부끄러운 현실을 들여다 볼 때, 그 핵심적 원인 중 하나로 ‘안전교육의 부재’를 손꼽게 됩니다. 초, 중, 고교에서의 기본 교육은 논외로 하더라도 대학 이상의 고등교육기관에서 안전의 중요성을 깨우쳐 주는 교육을 체계적으로 시키지 않은 채 연구 업적만을 강조한 점과 안전의식이 결여된 학생들을 사회에 진출시켜 온 점 등은 대학사회가 깊이 반성해야할 점입니다. 학생들의 안전의식 수준은 그 결과가 대학내부의 연구실험실 사고에 한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의 피교육자인 학생이 미래에 산업체를 비롯한 사회전반에서 주역을 맡을 일꾼임을 감안하면 이들이 지닌 안전의식이 사회 전반의 안전을 좌우하는 척도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해방이후 우리대학은 우리나라 성장의 원동력이 된 우수한 인재를 길러왔다고 자부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단순히 지식과 기술만을 갖춘 인재가 아니라 우리사회 전반에 만연된 “안전불감증”을 치유하고 선진화된 “안전문화”를 정착시키는데 이바지할 인재를 키워야 될 시점입니다.

교육자로서 제가 자주 되새기는 명구 중에 이런 글귀가 있습니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스스로가 그 중요성을 가슴으로 느낀 사람만이 그 문제를 솔선해서 실천해 나간다”는 것입니다. 물론 안전사고를 줄이는 여러 가지 다양한 실천 방안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교육을 통한 의식의 전환’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서울대학교가 ‘안전 교육’의 새 장을 열고자 합니다. ‘안전 불감증에 빠진 국가’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사회의 역동적 일꾼이 될 학생들을 교육시켜 내보냄으로써 국가적 차원의 안전문화 정착에 이바지하고자 합니다. 저는 대학이 공적가치의 창출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국민모두에게 사랑받는 대학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이에 부응하여 우리 서울대학교는 2005년 1월 환경안전관리 규정을 대폭 개정하였습니다. 즉, 이공계 대학원생 및 연구원들에게 실험실 안전교육을 의무화하였으며, 환경안전교육 수료증을 받지 않으면 실험실을 출입할 수 없도록 규정을 강화하였습니다.

서울대학교의 이와 같은 결단에 우리나라 대학 모두가 동참하여 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필요하다면 서울대학교가 지닌 환경안전교육에 대한 정보와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우리나라 안전문화 정착에 모든 대학이 합심하여 나아가는데 도움이 되고자합니다.

2005년 11월 18일

첨부
우리나라의 안전문화정착을 위한 서울대학교 환경안전선언문.hwp

총장 정 운 찬

과학문화교육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