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문화교육"

2006-01-25 (Vol 3, No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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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교육 정책개발과 행재정 및 장학

[다산연구소] - 예(禮)도 악(樂)도 무너졌네

요즘 사립학교법의 개정으로 세상이 매우 시끄럽습니다. 찬반양론으로 대립되어 분열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통합이 아닌 분열의 양상이 우리를 슬프게 해줍니다. 그러한 슬픔 속에서 다시 한 번 교육의 문제가 부상되어 어떻게 해야 질높은 교육을 통해 미래의 주인공인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쳐낼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학법이 누구에게 이롭고 누구에게는 해롭다는 차원을 떠나 어떤 법을 통해서만 훌륭한 교육이 행해질 것인가에 대한 논의로 바꿔졌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지금부터 200년 전에 다산은 어떻게 해야 학교 교육을 진흥시킬 수 있겠느냐에 대한 깊은 사색을 거듭했습니다. 『목민심서』의 ‘흥학(興學)’이라는 조항에는 질높은 교육의 수행을 위한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학교교육의 진흥책을 열거했습니다. “옛날에 학교라고 부르는 곳에서는 예(禮)를 익혔고 음악을 익혔는데, 지금은 예도 파괴되고 음악도 무너져서 학교에서의 교육은 독서에 그칠 뿐이다”(古之所謂學校者 習禮焉習樂焉 今禮壤樂崩 學校之敎 讀書而已)라고 한탄하면서, 사람 가르치는 예악(禮樂)은 무너지고 책읽는 일에나 그치고 말았던 당시의 교육 실태를 엄하게 비판했습니다.

“배움이란 스승에게서 배우는 것이다. 스승이 계신 뒤에야 배움이 있는 것이니 덕이 높은 스승을 모셔다가 스승님으로 삼은 다음에야 학교의 규칙은 논의할 수 있는 것이다.”(學者學於師也 有學 招延宿德使爲師長 然後學規乃可議也) 다산이 남긴 명언입니다. 그렇습니다. 번드르한 학교의 규칙만 있고 법이 제대로 제정되었다 해도 학문과 덕행이 높은 스승이 없다면 어떻게 사람 가르치는 교육이 이룩될 수 있겠습니까.

학동들은 스승 학덕의 키만큼 큰다고 합니다. 천하의 인재라면 교수나 교사가 되고 싶은 나라, 덕행과 학문을 겸비한 스승들이 학교로 몰리는 나라, 그런 세상을 만드는 학교법이 마련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어떤 식으로든 갈등의 깊은 골을 빨리 메우고 학교를 일으키는 본질적인 정책을 논의하는 그런 장이 열리기만 고대합니다.

박석무 드림

05-12-21 09:13

과학문화교육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