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문화교육"

2006-03-25 (Vol 3, No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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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소리

교사는 저항 세력인가?

아래 기사를 보며... 10년째 교사로 일하고 있는 저는 여러 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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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은 3월 6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학교 교사가 개혁에 대해 가장 강력한 저항세력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중국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교육에 대한 개방과 경쟁의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걱정인 것이, 사회 변화에 가장 강력히 저항하는 게 학교 선생님, 그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몇몇 강력한 힘을 가진 집단이 있는데 선생님이 그 중 한 집단'이라면서 '그 밖에 2~3개 (집단이) 있지만 마음 상하지 않도록 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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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강력한 힘을 가진 집단이구나...”, “교사는 마음이 잘 상하지 않거나 마음이 상해도 되는 걸까?”라는 말꼬리를 잡는 듯한 엉뚱한 생각도 들었고...

해외동포들과 만난 자리에서 하는 말이라도 기사화 되어 학생들도 알게 될 텐데, 대통령께서 꼭 저런 말을 하셔야 했나 하는 섭섭함도 들었습니다.

물론 공문으로 교사가 왜 이리 저항하는가 라고 경고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고, 국내에서 언급하여 기사화 되는 것도 부담스러웠기에 해외 동포간담회를 통해 “간접적으로” 말씀하셨다 이해는 하지만...

그런 기사를 보지 않아도 학생들에겐 “저항 집단”의 가르침에 “저항”하고 싶은 충동이 넘쳐나는데.... 꼭 저런 식으로 말씀하셔야 하는가 라는 아쉬움이 생기더군요. 군사부일체 까지는 아니라도 君과 師가 갈등하는 모습은 아이들에만은 감춰야 하는 비밀이 아닐까요?

그러나 이러한 아쉬움과 함께 드는 생각은 대통령의 판단이 틀린 것 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 정책에 “저항”하는 것은 정치적 판단을 해야 하는 것이기에 과학교사로서 논하기 어려운 것이지만... 교육 방법에 있어서 교사들이 혁신에 저항(?) 한다는 느낌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 생각합니다.

교육청에서 제공하는 수업개선연구비를 신청하는 팀이 없어 미달되고, 동료교사나 타 학교 교사들 앞에서 하는 연구 수업을 서로 하지 않으려 미루는 분위기는 혁신에 저항하는 교사들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합니다.

교육 방법의 혁신에 저항하지 않고 오히려 혁신에 앞장 서는 교사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효과적인 교사 양성 및 교사 재교육 체계, 장학체계 등 국가적으로 또 사회적으로 여러 가지 조건들이 필요하겠지만 교사들이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자면 자신의 수업을 조금씩 개선하려는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교사평가제도같은 외형적 틀에 의한 압박이나 연구비나 보수, 승진 체계의 변화를 통해 교사의 열정을 불붙히기는 것 보다, 학생들의 변화를 보면서 느끼는 열정(내적인 동기)에 의해 노력해야 진정한 혁신이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교사가 좀더 노력하여 수업을 개선하였을 때 학생들의 태도와 학습효과가 달라진다는 것을 체감하게 된다면 매 수업을 준비하는 열정이 점점 커지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열정을 가진 교사에게는 교육청의 연구비 지원 사업이나 연구 수업 등의 기회가 한 차원 달라진 수업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변화시킨 수업을 연수나 워크숍을 통해서 확산시킨다면 더욱 의미있을 것입니다.
이런 혁신적인 교사들이 주목받는 소수가 아닌 다수가 되면 혁신에 “저항”하는 교사가 오히려 주목받아 견딜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두꺼운 외투를 벗기려면 강풍이 아니라 따사로운 햇빛이 필요하다는 동화가 갑자기 생각납니다. 사회 변화에 저항하는 집단에게 대통령까지 나서서 너희 저항한다고 하면 저항이 더 거세질 것입니다. 오히려 혁신적인 교사들이 점차 늘어나도록 다방면으로 지원하는 체계를 좀더 활성화하면서 자발적인 분위기 변화가 일어나도록 돕는 것이 더 지혜로운 것이 아닐까요?

김형석, 구암중학교

과학문화교육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