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문화교육"

2006-07-25 (Vol 3, No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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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소리

현재 한국 초, 중, 고 과학교육의 문제점, 실태 및 해결 방안


과학교육 활성화 사업이 2003년도부터 시행되기 시작하여 올해로 4년차를 맞이하고 있다. 초, 중, 고 한 학교당 현대화된 과학실험실이 적어도 하나는 갖춰져 있어서 외형적으로 보기에는 과학교육에 정말 많은 투자가 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신 개념으로 현대화된 멋진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실험실도 활용하는 교사의 마인드가 과거 마인드 그대로라면 껍데기뿐인 과학교육 활성화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도 든다. 실험실은 잘 갖추어졌으나 여전히 학교 과학수업에서 실험 중심의 탐구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것은 과학교사의 마인드이다. 아무리 구식의 불편한 실험실이라도 교사가 실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실험을 될 수 있으면 자주 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반면, 교사가 실험수업을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거나 실험 수업에 자신이 없고, 또 실험자체를 귀찮아한다면 실험 수업은 단지 수행평가의 도구로 전락해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신규 교사에게 실험 수업에 불안함을 느끼는지, 그리고 과학과목 중 어떤 과목의 실험지도에 불안을 느끼는지에 대해 조사한 적이 있다. 신규 교사들의 대부분은 여러 형태의 과학수업 중 실험 수업에 불안을 느끼고 있었는데 그 이유로는 ‘학부 시절에 관련 교과의 실험을 제대로 해보지 않았다’, ‘위험한 약품을 다루기 때문에 사고의 위험성이 있어서’, ‘ 아이들의 통제가 어려워서’ 등을 꼽았다. 교사들의 수업 방식이 고착화되는 시기는 교직경력 3~5년 정도라고 할 때 이 기간이 되기 전에 실험수업에 대한 마인드와 실험 수업에 대한 전문성을 길러주는 연수가 필요한 것 같다. 사실은 사범대학 과학교육과의 커리큘럼 자체의 조정도 필요하다. 정말 과학교사에게 필요한 교육과정인가 하는 관점에서 교육과정의 재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현재 보다 흥미로운 과학수업을 위해 노력하는 교사들은 일반적으로 교과 교사 모임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다양한 실험수업 방법을 연구하고 널리 보급하는데 힘쓰고 있다. 10년 이상의 교직경력을 갖고 있으면서 나름대로 실험교육에 대한 노하우가 있는 교사들이 3년 이하 경력을 가진 과학교사들을 가르치는 교사연수가 실시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교사를 가르치는 교사가 우리나라 과학교육에서도 분명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명칭이 적절한지는 모르겠으나 교수 방법을 개선하고 이를 동료 교사, 후배 교사에게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는 교사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과학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아무래도 대학 입시와 관련이 있을 것 같다. 학생 자신이 어떤 과학 과목을 대학 입시에서 선택을 한 경우와 하지 않은 경우 그 학생이 과학수업에 임하는 태도는 엄청나게 달라진다. 지금 현재 입시제도에서는 많은 학생들이 물리I, 화학I 과 같은 I과목은 3개, 물리 II, 화학 II와 같은 II과목은 1개를 선택한다. II과목을 하나만 선택해서 시험을 보다 보니까 학생들은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II과목 수업은 신경을 덜 쓰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한 영향은 고등학교 때보다는 대학에서 나타나게 된다. 고등학교 때 물리II, 화학II를 제대로 배우지 않은 학생들이 대학에서 배우는 일반 물리학, 일반화학의 내용을 제대로 따라가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자연과학대학에서 물리학과 화학을 강의하는 교수님들은 학생 지도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으나 입시제도가 유지되는 한 이러한 현상은 계속 될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II과목의 선택을 2개로 못을 박는 식으로 입시제도가 변화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 한 가지 문제는 I과목과 II과목의 교육과정 편제상에서 찾을 수 있다. I과목을 반드시 이수한 후에 II과목을 들을 수 있게 되어 있어 I과목은 고 2때, II과목은 고3때 편성되어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고3의 경우 진도를 1학기 중에 끝내야 하므로 I과목의 2배 이상이 되는 분량의 II과목을 한 학기 동안 소화해내야 한다. 자연히 실험이나 토론, 발표 등의 수업을 하는 것을 불가능하고 주로 강의 위주의 수업이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 문제는 I과목과 II과목을 동시에 편성 가능하도록 교육과정 편제를 조정하면 가능하다. II과목 4단위를 2학년때 2단위, 3학년 때 2단위 나누어서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즉, II 과목을 2년에 걸쳐서 배우도록 하면 보다 여유 있게 실험도 하면서 과학수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교육과정상의 문제는 또 있다. 현재 인문계 고등학교의 문과 학생들은 고1까지만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을 적용받으므로 과학과목은 고1때까지 배우는 것이 전부이다. 학교에 따라 ‘인간과 환경’, ‘생활과 과학’ 과목이 인문계 학급에 편성되어 있기도 하나 인문계 학생들의 과학적 소양을 기르기에는 역부족이다. 더구나 입시제도상으로 인문계 학생들은 과학탐구를 치르지 않고 사회탐구만 치러도 된다. 이는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을 더욱 부채질 하는 하나의 원인이 된다. 이과를 선택하면 훨씬 더 어려운 과학과목을 배우고 입시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각 학교마다 이과계열을 선택한 학생 수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는데 이는 문과계열일 경우 과학을 배우지 않아도 되고, 과학을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학생들 머릿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문과 학생들도 의무적으로 과학과목을 배우고, 또한 입시에서도 시험을 치르도록 해야 한다. 반대로 이과 학생들도 사회과목을 배우고 사회탐구 시험을 치르는 것이 필요하다.

과학교육에서의 또 다른 문제는 양극화 해소와 평등 교육의 문제이다. 교육에서의 진정한 평등은 자신의 능력에 맞는 교육을 받는 것이다. 따라서 과학 분야에서 학업능력 및 창의성이 뛰어난 영재들에게는 그에 맞는 영재교육을 시켜야 하고, 추상적 과학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과학학습 부진아, 발달장애, 신체장애 학생들에게는 또 그 학생들의 상태와 수준에 맞는 학습이 이루어지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평준화 교육에서 너무 평균적인 수준의 학생들의 교육에 신경을 쓰다 보니 양극단에 위치한 두 그룹의 학생 교육이 무시된 것이 사실이다. 과학영재교육은 영재교육진흥법 시행령이 통과된 이래로 지속적으로 확대 실시되고 있고, 특수아를 위한 과학교육은 이제 첫걸음을 뗀 정도의 수준에 도달하였다고 본다. 일반 학교에서 장애아를 함께 교육하는 통합교육이 대세라고 할 때 장애아를 위한 과학교육에 대해서도 고려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수아 교육에서 과학교육은 가장 무시된 교과 중 하나이지만 절대 무시되어서는 안 되는 첫 번째의 교과라고 생각한다. 화학 수업 시간에 한 정신지체 학생이 약품을 집어먹는 사건을 보면서 이 아이들에게 과학은 생존을 위해서 더욱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학영재에게는 영재성을 키우기 위한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특수아, 장애아에게는 그들의 삶을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그에 맞는 과학수업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유미현, 삼성고등학교

과학문화교육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