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문화교육"

2007-05-25 (Vol 4, No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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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을 위한 과학교육의 실제

호킹의 우주 체험

“놀이공원에서 ‘자이로 드롭’을 타는 것과는 느낌이 전혀 달랐다. 등골이 오싹한 스릴은 전혀 없이 몸이 붕 뜨기만 했다.” “손발을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었고 누가 내 몸에 손가락만 대도 저만치 날아갔다.” “중력의 영향이 없기 때문에 피가 내려가지 않고 머리 쪽으로 몰리는 기분이어서 불편했다.” 작년 말 러시아 가가린 훈련센터에서 무중력 훈련을 받은 한국 우주인 후보들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진기한 체험을 했다.

우주비행사들의 무중력 훈련은 주로 비행기에서 이뤄진다. 비행기가 공중에서 엔진을 끄고 지상으로 비스듬히 추락할 때 일종의 무중력 상태가 나타나는 것을 이용한다. 한 번에 25초쯤 되는 짧은 시간이지만 여러 차례 반복하는 동안 몸 균형 잡기부터 비행기 벽면 철봉 잡고 이동하기, 혼자 우주복 입고 벗기 같은 훈련을 한다. 영화 ‘아폴로 13호’도 25초짜리 무중력 상황을 수없이 되풀이하면서 찍었다.

물속에서 하는 우주 유영훈련도 있다. 물의 부력이 중력을 부분적으로 상쇄해 무중력상태 비슷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실제 무중력 훈련의 80% 효과가 있다고 한다. 가장 어려운 과정은 중력 가속도 훈련이다. 빠르게 회전하는 기계 속에서 중력의 18배나 되는 압박을 견뎌내야 한다. 어지럼증 때문에 실신하는 사람이 나올 정도다.

영국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우주비행에 나서기 위한 첫 단계로 며칠 전 미국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무중력 훈련을 받았다. 루게릭병으로 온몸이 마비돼 손가락밖에 못 움직이는 호킹이지만 무중력상태에선 8차례나 공중제비를 돌았다. 호킹은 “무중력의 순간은 경이로웠다. (우주비행이) 나처럼 근육을 잘 쓰지 못하는 사람에게 축복과 희망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호킹은 스무 살 때인 1962년 온몸이 마비되고 위축되는 루게릭병에 걸려 5년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지만 기적처럼 살아남았다. 휠체어에 묶여 꼼짝 못하는 처지에서도 블랙홀 연구를 비롯해 수많은 업적을 남겨 우주 탄생의 신비에 가장 가까이 다가선 학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작년 말부터 가진 몇몇 인터뷰에서 “핵전쟁이나 소행성 충돌 같은 지구의 위기를 피해 우주에 정착촌을 건설해야 한다”며 직접 우주여행에 나설 뜻을 밝혔다. 호킹의 우주비행은 그 자신은 물론이고 지구인 모두에게 또 하나 기적이자 희망이 될 것이다.

조선일보 2007년 4월30일 월

첨부
호킹의 우주체험.hwp

김기천, 논설위원 kc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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