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문화교육"

2007-06-25 (Vol 4, No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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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소리

하늘이여, 이 일을 어찌하리

다산은 세상에서 어려운 삶은 감옥생활이라고 했습니다. “감옥이란 이승의 지옥이다(獄者陽界之鬼府也)”라고 『목민심서』에서 말했습니다. 저승에 지옥이 있다면 이승에는 감옥이 있다고 하고 죽어서도 가장 꺼리는 곳이 지옥인데 살아서 이승에서 지옥생활을 하는 일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이겠느냐는 뜻입니다. 감옥생활에 버금가는 고통이 바로 유배생활입니다. 다산은 18년의 감옥생활과 같은 유배살이를 했습니다.

1801년 초봄에 감옥에 갇혀 그토록 힘든 국문을 당했고, 겨우 죽음을 면해 40세의 나이로 경상도 포항 곁의 장기로 귀양을 갔습니다. 기막힌 생활이 시작됩니다. 집 생각, 처자식 생각에 가슴이 미어지고 소식도 끊긴 둘째 형님(정약전)의 그리움에 사무치는 마음을 가눌 길이 없었습니다. 유배초기의 괴로움이어서 더욱 견디기 힘들었기에 그 무렵 다산이 지은 시들은 참으로 처량하기 그지없습니다.

어느새 백발이 돋았네 白髮於焉至
하늘이여! 이 일을 어찌하리 蒼天奈此何
이주에는 좋은 풍속 많다는데 二洲多善俗
외로운 섬에 슬픈 노래라니 孤島獨悲歌
건너고 싶어도 배와 노 없으니 慾渡無舟楫
이 그물에서 언제나 벗어날까 何時解網羅
부럽구나, 저 물오리와 기러기 優哉彼鳧雁
청파를 타고 잘도 노는구나 遊戱足滄波

「가을날 약전 형님을 생각하며」라는 시입니다. 그물에 갇혀 벗어날 수가 없어 물오리나 기러기의 자유로움을 부러워하는 마음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아득히 먼 신지도 薪支
분명히 이 세상에 있으렷다 分明在世間
수평으로 장보고의 바다와 이어졌고 平連弓福海
대각선으로 고금도에 마주했네 斜對鄧龍山
달은 지는데 소식은 없고 落月無消息
뜬 구름만 저절로 가고 오네 浮雲自往還
어느 해에 서울집에 모여 앉아 他年九京下
형제끼리 기쁜 얼굴 마주하리 兄弟各歡顔

두 번째 시는 형님 생각에 온 가족이 그리워 견디기 힘든 다산의 마음이 간절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행여나 해배소식이라도 있을까 긴긴 가을밤 뜬 눈으로 기다렸건만 아무 소식 없이 날이 새는 허망함, 서울에 모일 형제의 만남을 염원하는 그리움이 가슴을 저미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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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어쓰는 다산 이야기

다산연구소

박석무 드림

과학문화교육연구소